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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이스탄불을 떠나다_3

이제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이즈미르에 있는 서머나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스탄불로 돌아가는 버스는 밤 12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오후에 사르힐리를 다녀 올 수 있었다. 사르힐리는 이즈미르에서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소아시아 7개 교회 중 하나 인 사데교회가 있던 곳이다. 소아시아 7개 교회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교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잘못하는 것 중 하나가 소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교회 ‘건물’을 찾는다. 당시의 교회는 건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성도들의 모임 자체가 교회였다. 성경은 성막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교회를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열심히 건물을 늘려가는 한국교회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사데 지역에는 고대도시와 아르테미스 신전 터를 볼 수 있다. 이 곳은 아르테미 신전 터이다. 터키에 있는 고대도시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인 에베소를 이미 다녀와서 첫 인상은 특별하지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 거대한 기둥이었다.

신전 뒷 편에는 붉은 벽돌로 지은 비잔틴 교회가 하나 있다. 이렇게 넓은 곳에서 왜 신전 바로 옆에 교회를 지었는지는 살짝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교회의 이름은 M교회 였다.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화려했을 신전도 지금은 앙상하게 기둥만 남아있다.

물론 그 기둥들이 과거의 화려함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으로는 얼마나 높은지 알 수가 없는데, 보는 순간 '이걸 어떻게 쌓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기둥위에 양머리 모양으로 장식 한 것은 이오니아식이다. 소아시아 에게해 연안에서 거주하던 이오니아인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후 그리스 전역으로 퍼졌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도 이오니아식 기둥을 볼 수 있다.

다시 이즈미르로 서둘러 가야했기 때문에 사데 고대도시는 길가에서 살짝 훑어 보고 왔다. 하나 하나 의미가 있는 곳이겠지만 가장 큰 건물인 체육관을 빼고는 특별히 볼 만한 것은 없다. 어라!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복궁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것이다. 근데 요즘 궁에서 웨딩촬영하나?

사데 지역은 고대 건물보다 자연이 정말 멋있었다. 특히 멀리 보이는 저 산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웅장하고 오묘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번 여행이 끝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이즈미르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조금 쉬고 이스탄불로 돌아가기 위해 오토갈로 갔다.

연휴 마지막날이라 밤 12시가 되가는데도 오토갈 주변의 교통이 마비가 되었었다. 다들 버스시간 때문에 오토갈 근처에서 내려서 뛰어갔다. 물론 나도 열심히 뛰었다. 다행히 출발 2분전에 버스를 겨우 탈 수 있었다. 특별 배정 된 버스라 티비는 커녕 서비스맨도 없었다. 뭐 서비스맨이 있었어도 필요가 없었다. 오는 내내 기절한 듯 자면서 왔으니까.

항구에 도착했다. 해뜨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아쉽게 구름이 많이 꼈다. 저기 해처럼 보이는 것은 가로등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엔 언제나 가게가 있다.터키의 흔한 귀경길의 모습이다. 지난 1탄에서도 썼지만 이스탄불과 이즈미르를 오가는 버스는 중간에 이렇게 배에 싣고 이동한다. 이날은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항구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배에 탈 수 있었다.

여행을 다닐 때 구체적인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가끔은 사서 고생 할 때도 있다. 이번 여행은 준비도 급하게 하고 혼자 떠나는 첫 여행이라 많이 긴장했었지만 무사히 돌아왔다. 게다가 사전 조사도 많이 하지 않아서 더 고생했다. 특히 둘쨋날이 그러했다. 하지만 이래서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 편하다. 맛있다고 소문 난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별로여도 누구 탓할 필요도 없고 한 소리 들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인지 혼자 여행하는 것이 재미는 없다. 그래도, 나는 또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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