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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이스탄불을 떠나다_2

둘쨋날은 호텔에서 여유롭게 카흐발트를 즐기면서 시작했다. 카흐발트는 터키식 아침식사로 터키인의 주식인 빵과 치즈, 삶은 계란, 토마토, 오이, 올리브, 꿀 그리고 잼을 곁들여 먹는다. 특별한 조리 과정이 필요한 음식이 아니어서 어딜 가서 먹든 비슷하다. 어제 저녁을 먹고 1시에 출발하는 이즈미르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는 곳까지 가는 미니버스가 있지만 쿠샤다스를 구경 할 겸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카든라르 해변이 있다. 바로 이곳이 그 유명한 에게해이다. 물이 정말 맑았다. 어찌나 맑은지 당장 달려들고 싶었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모르겠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스탄불에도 바다가 바로 앞에 있지만 많은 배들이 지나다녀서 평소에 이런 풍경을 보기는 힘들다. 개인적으로 멋진 풍경 사진을 잘 안 찍는 편이다. 이 사진이 좋은 예이다. 허접한 사진 실력으로는 그 멋진 풍경을 전부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는 쿠샤다스의 랜드마크 규베르진 섬이다. 섬에는 요새가 있다. 옛날에는 해적의 근거지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이 되어있다. 걸어서 섬 안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보지는 않았다.

새들의 섬답게 공원 이름도 규베르진이다. 이름은 공원인데 옆에서는 카페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여기가 공원인지 카페인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게 함께 자리 잡고 있었다.

맑은 에게해를 생생하게 담아 보려고 별 짓을 다했다.

터키에서는 해변에 가면 낚시하는 모습을 거의 매번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터키인들은 낚시를 정말 많이 하지만 유목 민족의 피를 받아서인지 생선 음식은 잘 먹지 않는 편이다. 때문에 생선 요리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회사 사무실로 왔다. 쿠샤다스에도 오토갈이 있지만 이곳에서 바로 버스를 탈 수도 있었다. 이즈미르로 가는 버스는 매 시간마다 있었다. 요금은 12리라이다. 저 아저씨는 열심히 이즈미르를 외치고 있었다. 아무도 아저씨의 외침에 반응하지 않았다.

장거리 버스가 아니라 그런지 와이파이 서비스가 없었다. 다행히 누군가의 핸드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를 잡았다. 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잘 썼어요. 이즈미르로 가는 버스를 탔지만 이즈미르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열심히 검색해봤지만 터키의 제3의 도시라는 이야기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오토갈에서 시내까지 어떻게 가야 할 지 막막했는데 서비스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버스 회사에서 무료 서비스 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터키 버스이다. 며칠 전, 어떤 블로그에서 유럽 여행을 하면서 탄 버스 중 터키 버스가 가장 좋다는 글을 보았다.

바스마네 기차역.

이즈미르의 중심지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어서 무작정 찾아 왔다. 사진 한 장만 찍고 돌아가기 뭐해서 들어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기차역 한 켠에서는 사진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이 엄청 멋있어 보여서 찍었는데 어째 박쥐 때를 찍은 것 같다.

박쥐라고 우겨도 믿겠네.

터키는 버스에 비해 기차 시설은 좋은 편이 아니다. 기차역도 특별한건 없다.

멀리서 엑스포라는 글이 보여서 갔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2020년 엑스포를 이즈미르에서 유치하기 위한 홍보를 하고 있었다. 안에는 공원, 전시장 그리고 놀이기구도 있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있다.

이즈미르에서 그나마 유명한 곳이 시청 앞 코낙 광장의 시계탑이다. 이거 하나 보려고 기차역부터 걸어 왔건만 광장에는 어린이들과 장사꾼들로 인해 발 디딜 곳을 찾기조차 힘들었다. 한국이든 터키든 빨간 날에 함부로 밖에 나가면 고생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시계탑은 프랑스가 미국에게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의미이다. 1901년 독일 황제 카이저 빌헬름 2세가 오스만투르크 술탄 압둘하미드 2세의 재위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건립하였다.

시계탑을 보고 나니 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이즈미르에서는 아는 분 댁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는데 그 분을 만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도 눈을 돌리는 곳 마다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코낙광장은 빼고.

여기는 줌후리엣 광장이다. 포스퀘어로 근처에 갈 만한 곳을 찾아 봤는데 이름이 멋있어서 들렸다. 지금까지 본 아타투르크의 동상 중 가장 멋있었던 것 빼고는 그냥 넓은 광장이었다

다음 날이 줌후리엣 바이람(터키 공화국 건국 기념일)이어서 광장 한 편에서는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메트로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갔다. 터키는 땅 덩어리 자체가 역사적 인 곳이라 함부로 땅을 파낼 수 없다. 그래서 인지 메트로는 버스에 비해 시설이 좋지 않다. 대신 이스탄불에 있는 트램바이와 메트로버스는 정말 최고이다. 지하철은 한국이 정말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도 메트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항상 많다.

멋진 이즈미르의 야경을 찍었다. 진짜 멋있었는데.. 역시 최고의 사진은 눈으로 찍고 마음에 담는 것이다. 이즈미르는 터키 제3의 도시이다.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여행 하는 내내 도대체 여기가 왜 제3의 도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앙카라로 수도를 옮기기 전에는 이즈미르가 제2의 도시였다. 앙카라가 수도가 되면서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앙카라가 터키 제2의 도시가 된 것이다. 그래도 엑스포 개최를 유치하고 있으니 이즈미르도 앞으로 많이 발전 할 것이다. 당연히 제1의 도시는 이스탄불이다.


이렇게 여행 둘쨋날이 끝났다. 3일간의 여행 중 가장 고생을 많이 한 날이었지만 여행의 참 맛을 제대로 경험한 날이었다. 관광이 아닌 여행!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도 또 여행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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