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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위기의 페네르바체.

여자배구 이스탄불 더비 2연전의 두번째 경기가 지난 일요일 Burhan Felek에서 열렸다. 페네르바체에게 오늘 경기는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였다. 이미 지난 수요일 갈라타사라이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이번 경기 마저 진다면 앞으로 리그 운영에도 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조금 늦게 경기장에 들어섰는데 역시나 수많은 페네르바체 서포터들이 경기장 한 켠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적은 것 처럼 오늘 경기의 홈팀은 페네르바체였다. 그래서 경기장에는 페네르바체 팬들만 입장 할 수 있었다.

SEDA!! 주장 세다가 돌아왔다.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비교적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김연경 선수의 서브는 정말 좋았는데 바로 이어지는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거의 막아내지 못했다.



특히 갈라타사라이의 12번 쿠바선수의 스파이크는 김연경 선수도 막기 힘들었다.

페네르바체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1세트를 쉽게 내준 상황이라 공격 하나 하나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흐름이 갈라타사라이로 넘어 갔고 2세트 마저 갈라타사라이가 이겼다.



경기 중 총소리가 몇번 났는데 총은 아니고 폭죽 비슷한 물체를 터뜨린 듯 했다. 이때 페네르바체의 분위기는 절정이었다. 터키에서는 손님이 오거나 파티가 있을 때 공중에 총을 쏘는 문화가 있다. 아마 총은 못 들고 들어오니 총 대신 폭죽을 터뜨린 듯 하다. 그래도 너무 무서웠어.

2세트까지 내주면서 세트 스코어가 0:2가 되었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페네르바체 서포터들은 더욱 소리를 높여 응원을 했고 선수들은 그에 응답하듯 3세트를 이겼다. 경기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서 사진을 찍는것도 잊고 경기에 집중했다.

4세트 시작 전, '설마 마지막 세트겠어?'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4세트에서는 페네르바체가 연속 블록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실점을 했다. 결국 4세트 마저 내주고 1:3 갈라타사라이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페네르바체 서포터들은 악명 높은 걸로 유명하다. 특히 상대팀에 가해지는 야유는 엄청나다. 물론 홈팀 서포터의 특권이긴 하지만 간혹 좋지 않은 행동을 한다. 특히 경기 중 호루라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결국 이 날도 사고를 쳤다. 경기 종료 후 물병과 푹죽을 코트위에 던졌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고, 코트위에서 승리를 만끽하던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부리나케 라커룸으로 도망갔다. 역시나 평소에 배구장에 오지 않은 서포터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항상 배구장을 찾는 앞 쪽의 페네르바체 서포터들은 자제를 시켰지만 이미 늦었다.

경기 종료에 결정적 이유가 되었던 실점에 대한 판정이 애매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품은 서포터들은 경기가 끝나고 한참 동안 항의를 하면서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다행히(?) 경기장에 난입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갈라타사라이에게 두번 연속으로 졌다. 이 날 경기장에는 페네르바체 회장도 왔었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 시즌 챔스우승팀이라고 하기엔 리그 성적은 너무 초라하다.  다음 리그 경기마저 진다면 페네르바체에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오늘 선수단은 CEV컵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그나마 CEV컵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지만 대회가 진행 될 수록 그마저도 녹록치 못할 것이다.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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