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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조용한 언덕,Sakintepe.

이번 주말 Sakintepe[싸킨테페]에 다녀 왔다. 싸킨테페는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5시간 정도 가면 도착하는 Bolu[볼루]라는 지역에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샤프란볼루와는 다른 곳이다. 싸킨테페는 산 정상에 있는 별장 같은 곳이다. 별장 5채와 넓은 정원이 있다. Sakin은 조용한, Tepe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비록 싸킨테페가 위치 한 곳을 언덕이라 말하긴 힘들지만 이름대로 정말 조용한 곳이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은 'Thanks Givig Day' 이다. 이번 'Thanks Givig Day' 를 맞아서 미국 가정의 초대를 받고 싸킨테페에 함께 가게 되었다.

도착한 날 산 정상에 위치한 싸킨테페는 이스탄불과 달리 엄청 추웠다. 다행히 집 안에는 다양한 놀이거리가 있었다. 500조각 퍼즐을 맞춰보려고 했는데 앞면으로 뒤집고 바로 정리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맞추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이 곳은 미국인들이 세운 별장이다. 그래서인지 집마다 이렇게 벽난로가 있다. 엄청 따뜻하고 분위기도 좋지만 2시간 정도면 장작이 다 타버린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첫날은 그냥 잤는데 새벽에 불이 꺼져서 어찌나 춥던지.

미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디저트라고 한다. 마쉬멜로우를 불에 굽고 비스켓 사이에 초콜릿과 함께 넣어 먹는 디저트이다. 마쉬멜로우는 애들이나 좋아하는 간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인들은 애나 어른이나 모두 좋아한다.

너무 달아 보여서 끌리진 않았지만 이것도 문화체험이라 생각하고 하나 먹어봤다. 맛은 우리나라의 초코파이와 비슷했다. 달짝찌근한 맛을 싫어하는 터라 하나도 겨우겨우 먹었다.

'Thanks Giving Day' 의 하이라이트! 바로 칠면조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칠면조를 봤다. 다리가 보통 닭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터키 사람들은 칠면조를 싫어한다. 아니 칠면조의 영어 표현을 싫어한다. 자신들의 나라이름이 고작 새이름과 같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칠면조의 터키어도 있다. 터키어로 칠면조는 Hindi[힌디]이다.

이런 귀여운 강아지들이 7마리나 있었다. 이래봬도 세퍼드의 새끼들이다.

이렇게 다 큰 세퍼드는 3마리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개를 무서워 하는 편인데 생긴것과는 다르게 온순했다. 덕분에 3일 동안 이 녀석과 재미있게 놀았다.

돌을 던져주면 신나게 달려가서 물어온다. 어찌나 똑똑한지 돌 밭에 던져도 똑같은 돌을 물어온다. 돌을 안 던져 주면 계속 던져 달라고 조른다. 돌을 내 앞에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그래도 안 던져 주면 다른 사람에게로 가버린다. 이 녀석은 아침부터 밤까지 이러고만 논다. 힘들지도 않을까 싶은데 뭐 그게 이 녀석의 삶이니까.

이곳은 터키니까 피크닉 테이블에는 차이 주전자가 있었다.

날씨가 많이 흐려서 아쉬웠지만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는 곳이었다.

드디어 칠면조 요리를 먹는 순간이 왔다!

잉? 누가 먹던 걸 꺼낸 마냥 비주얼은 별로였다. 뭐 맛도 딱 이 사진 만큼했다. 닭고기가 훨~~씬 맛있었다. 미국 사람들은 칠면조 요리를 'Thanks Giving Day'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했다. 미국인들은 또 마시멜로우를 먹고 있었다. 호일을 두른 감자와 고구마가 없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웠다.

마지막 날은 그래도 날씨가 제법 화창했다.

이곳에서의 3일 동안은 동화속에서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들었다.

몇 걸음 옮겼을 뿐인데 숲으로 들어 와 버렸다. 이렇게 별장 바로 옆으로는 무성한 소나무 숲도 있어서 산림욕을 즐길 수 도 있었다.숲 속에 혼자 있는 기분도 매력적이었다.

기상 예측 돌? 처음에 보고는 우와! 완전! 대박! 신기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잠깐 생각해보니 미소를 띄우는 돌이었다. 돌이 젖어있으면 비오는 날, 돌 위가 하얗게 되면 눈오는 날.

볼루 시내. 이 곳은 정말 볼 것 하나 없다. 심지어 고층빌딩은 찾아 볼 수 없는 곳이다. 우리내 시골과 비슷한 동네였다. 그래서 인지 더욱 편하게 느껴졌다.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순간 상상속의 세계에 있다 온 기분이 들었다.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욱 좋았던 2박 3일이었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많이 힘들었지만 미국인들로부터 '쉼'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쉬러가서도 뭔가를 하려고 애쓰는데 쉼은 쉼에서 끝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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