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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드디어 KIM을 만나다.

터키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이 몇가지 있었다.

그 중 손에 꼽을 만한 일은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경기 직관도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베벡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아닌

바로 페네르바체 팀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 선수 경기를 보는 것!!

흥국생명과 배구연맹의 뻘 짓 덕분에 못 할 뻔했지만.

한국 스포츠 연맹들은 정신 좀 차리세요.. 특히 축구, 배구, 빙상, 체조!

연맹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 해야지.


암튼, 그 위대한 순간을 어제 밤에 경험하고 왔다~

이미 리그와 컵대회가 시작 되었지만 이스탄불에서 열린 첫번째 공식전이었다.

어제 있었던 경기는 CEV(Confédération Européenne de Volleybal) 주최 컵대회인데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김연경 선수가 MVP에 득점왕까지 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한인 분들이 한번도 경기장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오신 김연경 선수 개인 매니저께서 열심히 홍보해주신 덕분에

어제는 많은 한인분들이 경기장에 찾아 오셨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푸는 선수들.

16강으로 가는 중요한 경기여서 그런지 코치들도 열심히 임했다.

어느 정도냐면 페네르바체 코치는 몸을 날려가면서까지 선수들을 도왔다.

연습 인데도 스파이크를 팍팍!

다른 선수가 스파이크 할 땐 별 감흥이 없는데 김연경 선수가 스파이크 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배구계의 메시라는 얘기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경기 시작 전 파이팅을 하는 페네르바체 선수들.

내가 배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파이팅이 넘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입장 할때도 파이팅이 넘쳐난다ㅎㅎ

한국에선 주장부터 입장하던데 터키는 그냥 번호 순으로 나온다.

경기 시작 전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가 모여 스크럼을!

배구는 공격이나 실수가 바로 득점으로 연결 되기 때문에

다른 스포츠에 비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많이 볼 수 있다.

김연경 선수가 서브하기전 모든 관중들이 "KIM! KIM!"을 외쳤다.

재미있는건 터키어 'KIM'은 '누구'라는 뜻이다.

김연경 선수는 주장은 아니지만 동료들의 실수에 가장 많이 아쉬워하기도 하고

계속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브나 스파이크 할때 정말 날아다니는 김연경 선수!

이 날도 22득점을 올리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세트를 따내고 엎치락 뒤치락 하더니 세트스코어 2:3으로 페네르바체가 진 줄 알았다.

그런데 선수들이 다음 세트를 준비했다. 리그 방식인 줄 알았는데 토너먼트 경기였다~

지난 1차전에서 페네르바체가 이겼기때문에 연장전으로 1세트를 더 했다.

마지막 세트는 완벽한 페네르바체의 분위기!

김연경 선수가 스파이크로 결승점 득점하면서 페네르바체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이 날 찍은 대부분의 사진이 페네르바체 위주, 아니 김연경 선수 위주의 사진만 찍었다.

어쩔 수 없지. 김연경 선수 보러 간건데ㅎ 그래도 다른 사진도 찍었다.

이날 경기는 우크라이나의 팀과의 경기였다.

상대팀이 우크라이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오늘의 심판.

한국프로배구와는 달리 유럽에서는 비디오 판독제가 없어서

심판들이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다른 스포츠에 비해 배구는 흐름이 중요한 경기라 판정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관중은 별로 없었지만 열성 Fenerli(페네르바체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야유에 많이 힘들어한 우크라이나 팀.

3~4명만 야유를 보내도 소리가 엄청 컸다. 축구장에 가면 어느정도일지 감이 안온다.

우크라이나 팀도 잘했는데 마지막 연장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야유를 보내는 홈팀 관중들에게 신경질을 내던 선수도 있었다.

심리전에서 무너지는 바람에 마지막 세트에서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집으로 갔다. 

프로 선수가 관중에게 신경질을 낼 정도의 열성적인 Fenerli들.

처음엔 차분하게 앉아서 경기를 보더니 연장 세트에는 마치 축구장에서 하는 것처럼 응원을 했다.

한국처럼 대! 한! 빠샤! 이런거 안해서 너무 좋았다.

득점 할때마다 소리지르고 난리났었다.

애나 어른이나 전부 방방 뛰면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날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는 교체 한번도 못하고 뛰었다.

그만큼 페네르바체에게 여유가 없는 경기였다.

그래서 경기 종료 후 어깨와 무릎에 얼음찜질을 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정말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매치 포인트까지 김연경 선수가 득점하면서 경기 종료를 알렸다.

이 아저씨.. 정말 좋아하네ㅎㅎ

동네 축구경기 이겨도 기분 좋은데

선수들은 얼마나 좋을까~

16강 진출 인증샷?

한인분들이 응원와서 인지 김연경 선수의 밝은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팬들과 세레머니는 빠지면 안되지!

팬들이 Sarı! 라고 외치고 선수들은 Melekler!라고 외치는 모습이 일품이었다.

우리 유나이티드도 만세삼창만 하지말고 이런거 하나 했으면 좋겠네요.

경기종료후 이렇게 함께 사진도 찍었다.

경기가 10시 넘어서 끝나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함께 응원하고 가셨다~

김연경 선수는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뛰지만 코트 밖에서는 정말 착했다!

한인 분들의 응원이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어색해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우월한 키차이ㅠㅠ

암튼, 앞으로 자주 응원하러가야지!


마지막으로 이날 가장 멋진 모습을 발견했다!

9번 SEDA선수는 페네르바체의 Kaptan! 바로 주장이다.

따로 팬들에게 다가가서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수와 팬, 팬과 선수 그리고 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저 모습을 보면서 나의 팀 나의 선수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끝-


My Pride, My Un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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