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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디까지가봤니.

우리 페네르바체가 달라 졌어요.

오랜만에 Burhan Felek을 찾았다. 이 날 경기는 그나마 지난 시즌 챔스 우승팀 페네르바체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는 CEV 컵 대회였다. 이미 오스트리아 원정과 지난 리그 경기를 모두 셧아웃으로 이겼기 때문에 오늘 경기도 페네르바체가 손 쉽게 이길 것을 예상했다.

오랜만에 와서 인지 익숙한 듯 낯선 분위기가 들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낯선 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은 열심히 몸을 풀고 있었다.

어.. 정말 낯선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김연경 선수의 절친, 마기사! 아니 마리 선수가 코트로 복귀했다. 아쉽게 경기를 뛰지는 않았다.

이상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늘 페네르바체가 1세트에 사용하는 코트는 사진에 보이는 오른편인데 이날 경기는 왼편에서 시작했다. 봐주는건가.



오스트리아 선수들은 김연경 선수의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연속으로 완벽한 서브 에이스를 기록해서 부랴부랴 동영상을 찍었는데 갑자기 잘 받아냈다. 하지만 상대팀 의지를 꺽어버리는 김연경 선수의 백어택 한 방이 작렬했다.

이 날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는 평소보다 밝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관중석에서 김연경 선수의 부모님이 경기를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활약이 없는 것 같았는데도 최고 득점 선수는 역시 김연경 선수였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서브 하나로도 득점을 하기 때문이다.

1세트에 이어 2세트도 페네르바체가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 날 경기에는 니한이 아닌 메르베가 리베로로 출전했다. 리베로가 메르베라는 것을 인지하고 '저 선수 잘 하나?' 라는 생각을 할 때 마침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리베로는 빛 나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어느 포지션보다 멋진 역할을 감당한다. 

상대팀의 실력이 부족하든 부모님이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든 코트 위의 김연경 선수는 누구보다 냉정하다.

김연경 선수가 2세트를 재치있게 마무리했다. 이 장면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놀랍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과 블록을 위해 뛰는 상대 선수를 봐야하고 게다가 적절한 빈 공간을 찾아야한다. 이 모든게 단 몇초 안에 이뤄진다. 역시 세계최고의 선수답다.

오스트리아 선수들은 3세트가 들어가자 거의 의욕을 잃어버렸다. 초반 8:0이란 이례적인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오스트리아 선수들은 교체선수가 단 2명이었다. 게다가 코치는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애초에 경기를 포기한건지 무슨 사정이 있어서 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3:0 셧아웃. 이 날 경기는 정말 페네르바체의 완벽한 승리였다. 상대와의 실력차도 많이 났지만 무엇보다 페네르바체의 잔실수가 거의 없었다. 닐라이의 토스도 세다와 에다의 공격도 상당히 좋아졌다.

승리 후 사진 찍는거 정말 오랜만이네!

CEV 컵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있는 페네르바체. 

오스트리아 선수들에게 승리보다 중요한 목적이 있었다. 바로 김연경 선수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이건 분명 유니폼을 원하는 모습이다. 다른 선수들은 부러운 듯 바라만 보고 있다.


이 날 경기는 실제 경기 진행시간은 1시간도 안 됐을 것이다. 특히 3세트는 유소년 팀과의 경기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제 CEV 컵 우승을 노리는 팀은 단 4팀만 남았다. CEV 컵 1차전 빼고 모두 셧아웃으로 이긴 페네르바체이다. CEV 컵의 좋은 분위기를 리그로 옮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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